[난임일기 끝] 5. 난임병원 졸업 (9주 3일차)
1. 그간 히스토리 및 감정
3. 12(토): 5주 0일
-2차 피검 수치로 안정적 임신 확인(9,600대)
-이 날 시부모님과 함께 있었는데, 임신사실을 말씀드리고 싶었으나 심장소리 듣거나 혹은 12주 안정기가 되면 말씀드리기로 함. (남편에게 신신당부 함)
3. 26(토): 7주 0일
-애기 크기는 6주 5일 크기지만, 이정도면 크게 차이없고 주수대로 잘자라고 있다고 하셨다. 애기 크기는 0.94cm. 1cm도 안된다 ㅎㅎㅎㅎ아가 심장소리도 들었는데, 이상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다른 애기들 심장소리만 듣다가 우리애기 심장소리 듣는다고 하니 이상쓰.
-심장소리 듣고나서 태명을 지음. 아기 태명은 '기쁨이' 남편이 지어줬고, 본인도 기쁘고 우리도 기쁘고 모두에게 기쁨이 되는 아이.
4.2(토): 8주 0일
-질정과 듀파스톤 복용을 끊음. 자연주기는 좀 빨리 끊는다고 했음.
-체외시술로 임신이 된거기 때문에 자궁을 임신환경으로 만들어 주기 위함이니 열심히 복용
-질정끊고 다음날 붉은 피와 며칠동안 갈색혈을 봤다. 물론 엄청 놀랬지만 자궁이 커지는 거라고, 아이가 잘 자라고 있는거라고 믿고 병원에 전화는 안함
4.12(화): 9주 3일
-초음파로 확인하니 아이크기는 9주 1일차로 잘자라고 있음
-팔다리가 생김 ㅋㅋ 심장도 190bpm으로 엄청 바운스바운스
-아가온 여성의원에서 졸업선물로 이쁜 아기 양말을 주셨다. 잉 이쁘다
-8주에서 9주넘어갔을때가 진짜 걱정이 많이 들었다.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믿고 기다리는 것. 와. 믿음을 여기서 이렇게 배우게 되는구나 싶었다. 하나님께서 이 가정에 아이를 주셨으면 끝가지 책임지시는 분도 하나님이시다. 그러니 보이는 초음파보다 주님을 더욱 의지하자!! 이것이었다!! 그래도 불안한 마음에 '임신9주차 유산', '임신 9주' 뭐 이런 내용으로 글 써져있는건 거의 다 본듯, 한 100개는 봤다. 믿음이 없다 아직.
2. 난임병원을 졸업하며..
난임병원 졸업을 한다고 하니 실감이 나지 않았다. 물론 아직도 실감이 안난다. 아직 전원할 병원도 정하지 못했기에.
문득 이 글을 처음 쓴 목적을 생각하게 되었다. 누군가의 난임일기를 보며... 공감했던 감정들..나도 누군가에게 그런 도움이 되고 싶다라는 마음..
임신이 되기 전, 여느때와 같이 난임병원 진료를 마치고 엘레베이터를 타는데 한 부부가 엘레베이터를 같이 탔고, 가방에 임산부 뱃지가 걸려있었다. 그리고 "이제 탯줄이 연결됐으니 먹는거 조심해야겠다~"라고 이야기를 나눴었다. 그때 굉장히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. 부럽다기보다 그냥 뭐라고 설명할 수 없는 마음??
그리고 난 임신이 된 이후, 물론 대중교통을 이용하다보니 임산부 뱃지를 가방에 달고 다녔지만 난임병원을 올 때 만큼은 임산부 뱃지를 풀러서 가방에 넣고 건물에 들어섰다. 그래야겠다고 생각했다.
우리는 감사하게도 시험관 2차에 아이가 찾아와주었지만, 인공수정이나 시험관 고차수 이신 분들이 정말 많다. 어려운 과정을 통과하고 있는 분들. 그 복합적인 감정들을 다 이해하고 공감할 수 조차 없지만, 그 누구보다 대단하고 특별한 사람들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.
우리의 연약함 앞에 한없이 무너지지만, 이 생명이 얼마나 귀한지 우리는 더 깊이 깨닫는다.
생명의 주관자되시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시고, 우리의 신음소리를 들으신다. 들으시는 것 뿐만 아니라 반드시 응답하신다. 그 사실만으로 지금 가고 있는 과정이 결코 힘듬만 있지 않다는 것을..
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시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소원을 이뤄주시길..
(시편 37편 4-7절)
4 또 여호와를 기뻐하라 그가 네 마음의 소원을 네게 이루어 주시리로다
5 네 길을 여호와께 맡기라 그를 의지하면 그가 이루시고
6 네 의를 빛 같이 나타내시며 네 공의를 정오의 빛 같이 하시리로다
7 여호와 앞에 잠잠하고 참고 기다리라 자기 길이 형통하며 악한 꾀를 이루는 자 때문에 불평하지 말지어다